요즘은 마라톤 대회 접수가 예전만큼 쉽지 않다. 인기 대회는 눈 깜짝할 새 마감되고, 참가비도 점점 오르고 있다.
다음 대회로 생각했던 2025 JTBC 마라톤은 결국 접수하지 못했다. 다음 목표로는 2025 춘천마라톤이나 2026 동아마라톤 풀코스를 생각 중이지만, 이마저도 접수에 성공할지 장담하기 어렵다.
그동안은 대회 드리븐 달리기로, 대회가 있어서 더 열심히 달릴 수 있었는데, 그게 사라지니 긴장감도 함께 빠져나갔다. 러닝은 계속하고 있지만, 마음 한켠이 공허했다.
전환점이 된 발리에서의 일주일
5월 초 발리로 여행을 다녀왔다. 언제부턴가 여행지에선 그 도시를 달리는 습관이 생겼는데, 이번엔 7일 내내 매일 아침 4.5~10km를 달렸다. 생각보다 몸이 잘 따라줬고, 문득 깨닫게 되었다.
아, 이제는 매일 적정한 거리를 달릴 수 있는 몸이 되었구나.
그러고 보니 러닝을 시작한 지도 벌써 3년 차. 그 사이 풀코스 마라톤을 두 번 완주했고, 크고 작은 부상을 겪으며 달려온 시간들이 어느새 몸에 고스란히 쌓여 있었다.
그래서 여행 이후, 아예 ‘매일 30분 달리기 루틴’을 시작했다. 아침에 일어나 30분 정도 달리고, 주말 하루는 15~20km 장거리 러닝. 지금 이 루틴을 시작한 지 2주가 되었다.
2주쯤 매일 달려보니 확실히 느껴진다. 몸만 잘 관리해준다면, 매일 달리는 생활은 정말 괜찮다. 그동안의 러닝이 대회라는 ‘목적지’를 향한 훈련이었다면, 지금은 일상 속으로 스며든 러닝이 된 느낌이다.
매일 달리기를 하며 느낀 장점 3가지
1. 하루의 시간이 다시 설계되는 마법의 효과
처음엔 그냥 ‘꾸준히 뛰어보자’는 마음으로 매일 달리기를 시작했다. 그런데 며칠 지나지 않아 전혀 예상하지 못한 변화를 깨닫게 되었다. 하루의 시간이 완전히 다시 짜이기 시작한 것이다.
아침에 뛰어야하니 전날 밤엔 자연스럽게 일찍 자게 되고, 술 약속도 ‘다음날 달려야 하니까’라는 이유로 일찍 정리하게 된다. 의미 없이 스마트폰을 보며 흘려보내던 시간도 줄었고, 대신 그 에너지가 아침으로 옮겨왔다.
아침 시간도 전면 재 설계되었다. 정돈된 루틴 속에서 하루가 시작되는 느낌. 러닝 후 게운한 몸상태로 1시간을 공부하니 공부의 효율 또한 올라간 것 같다.
- 05:20 기상
- 스트레칭
- Daily Planning
- 러닝 30분
- 샤워
- 1시간 공부
2. 안정적인 러닝 마일리지 확보
매일 달리기를 시작하기 전에는 주로 퇴근 후에 뛰었다. 하지만 일이 늦게 끝나거나, 너무 배가 고픈 날엔 자연스럽게 건너뛰게 되곤 했다.
그래서 매달 150km를 목표로 삼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그런데 아침에 30분씩 매일 달리기로 하자 마음이 편해졌다. 평소보다 강도는 낮지만, 꾸준히 뛰면 별도로 계획을 세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마일리지가 쌓인다. 지금은 150km는 물론이고, 그 이상도 안정적으로 기대할 수 있게 됐다.
3. 체중 감량
러닝을 어느 정도 꾸준히 하다 보면 체중이 정체되는 시기가 온다. 초반엔 살이 빠지지만, 식욕이 함께 늘어나기 때문에 일정 시점부터는 유지 모드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 오랫동안 몸무게가 줄어들지 않았다.
그런데 매일 달리기를 시작한 지 2주 만에 1kg이 빠졌다. 식단을 별도로 조절하지도 않았는데 생긴 변화다. 아마도 주간 마일리지가 늘고, 자연스럽게 술 약속이 줄어든 영향이 컸던 것 같다.
매일 달리기를 할 때 주의할 점 2가지
1. 하체 피로 관리 – 마사지 & 아이싱
매일 달리다 보면 회복 시간이 부족해지면서 하체에 피로가 누적된다. 예전에는 30분 정도 달리는 건 큰 무리 없이 지나갔기 때문에 아이싱이나 마사지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하지만 매일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부터는 조금이라도 뻐근하다 싶으면 선제적으로 관리한다.
요즘은 다리에 뻐근함이 느껴지면 휴족시간이나 파스를 붙이고, 풀리오로 종아리 근육을 자주 풀어준다. 이런 작은 습관이 장기적으로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2. 욕심내지 않기
러너라면 누구나 ‘조금 더 빠르게, 조금 더 멀리’ 뛰고 싶은 욕심이 있다. 나도 그렇다. 하지만 내 몸이 감당할 수 있는 마일리지를 넘기면 바로 경고 신호가 온다. 처음에는 ‘딱 30분’만 뛰고 끝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5km를 채우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그러다 보면 계획보다 오래 뛰거나, 페이스가 자연스럽게 올라가기도 한다.
그럴 땐 다음 날 거리를 줄이거나 페이스를 낮추는 식으로 균형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무리한 다음 날은 4km 정도로 가볍게 달리는 식의 유두리를 발휘하면, 부상 없이 루틴을 오래 가져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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